개성공단 입주 기업 가운데 일부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고 공장을 매각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올 상반기에 있었던 개성공단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입주기업들 사이에서 공단의 경쟁력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와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업체 123곳 중 최근 섬유업체인 아트랑과 동우어패럴, 전자업체인 매직마이크로 등 3개사가 사업 포기를 결정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전기·전자업체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받은 경협보험금을 한국수출입은행에 반납하면서 사업 포기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개성공단 내에 별도 토지를 분양받고 공장을 세워 사업을 꾸려온 곳으로 현재 매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랑 측은 올초 북한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매각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공장 매각을 검토해오다 올해 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계기로 매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동우어패럴은 수년 전부터 가동해온 미얀마 생산공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개성 공장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철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9년 6월에는 모피 제조업체인 ‘스킨넷’이 폐업을 결정하고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통행·통신·통관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사업 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주업체 관계자는 “지난번 가동 중단 사태가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구매자들이 더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거래처를 선호하면서 주문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의 가동률은 정부 집계로 80% 수준, 기업들이 파악하는 수치는 50~60%대에 머물고 있다.

조수영/은정진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