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교체 바람 부나] 조준희 기업은행장 연임 여부 주목…은행장 5명중 2명 안팎 교체 가능성
조준희 기업은행장과 신충식 농협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도 올해 말과 내년 초 잇따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거취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사람은 12월27일이 임기인 조 행장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필요할 경우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지만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행은 직원들에게 회사 안팎을 불문하고 조 행장의 연임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못하도록 최근 내부단속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변에선 조 행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적이 뛰어난데다 안팎의 신망도 두텁기 때문이다.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만큼 정부 정책에 협조적인 것도 강점이다.

기업은행의 한 임원은 “조 행장이 첫 내부 출신 CEO인 만큼 이런 문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내부 출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장의 경우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 사례가 없는데다 조 행장 이전까진 대부분 고위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조 행장의 연임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기업은행은 공직자윤리법 상 ‘공직유관단체’로 분류돼 전직 관료의 취업제한 기업에서도 제외돼 있다. 그런 만큼 퇴직한 지 얼마 안됐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고위 공무원들도 기업은행장을 탐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년 3월1일 임기가 끝나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후임 인선도 내달 중순께 시작될 예정이다. 신 행장은 농협은행 출범 후 조직안정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만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임원을 맡아온 점은 연임에 부담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두 은행 모두 2년 임기 이후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연임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께 하나금융지주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후보를 정하면 각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 여부가 정해진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