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축소 우려로 여유자금 비축
위기 진정된 2009년 이후 다시 하락세
[29일 '저축의 날' 50주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저축률 반짝 끌어올렸지만…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가계저축률이 2008년 미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 기간에 대부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발표한 ‘국가별 가계저축률과 전망’ 자료를 보면 OECD 23개국 평균 가계저축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4.0%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8년 4.4%로 높아진 데 이어 2009년에는 6.6%까지 상승했다.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복지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가계들이 소비를 줄이고 여유자금을 비축한 데 따른 것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의 평균 가계저축률도 2007년 8.9%에서 2008년 9.3%, 2009년 10.0%로 높아졌다. 가계저축률은 가계의 가처분소득 중 가계순저축의 비중이다. 국민소득 통계상 세금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을 제외하고 가계가 쓸 수 있는 모든 소득 가운데 소비(최종 소비지출)하고 남은 금액의 비율이다.

그러나 2009년 이후 가계저축률은 다시 하락했다. OECD 23개국 평균은 2010년 5.7%에서 2011년 5.0%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5.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유로존 15개국의 평균 저축률도 8.4%, 7.8%, 7.2%로 계속 낮아졌다.

국가별로도 최근 6년 중 2008~2009년 사이에 가계저축률이 정점을 찍은 나라들이 많다. 독일(11.5%)과 미국(5.4%)은 2008년 저축률이 큰 폭으로 치솟았고, 캐나다(5.6%) 일본(2.4%) 스웨덴(11.0%) 등은 2009년이 가장 높았다.

2007년과 2008년 각각 2.6%이던 한국의 가계저축률도 2009년 4.1%를 찍고 하락했다. 지난해 기준 3.4%는 OECD 23개국 평균(5.1%)과 유로존 17개국 평균(7.2%)에 못 미친다. 독일은 10.3%로 10%대를 유지하고, 미국도 3.9%로 한국을 웃돈다.

한국은 뉴질랜드(0.3%) 일본(0.8%) 이탈리아(3.4%) 등과 함께 가계저축률이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한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가계저축률이 4.1%, 내년엔 4.2%로 소폭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가계소득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OECD 국가 중 한국처럼 가계저축률이 급격히 하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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