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남은 과제는 ‘에너지믹스 딜레마’를 푸는 일이다. 원자력 비중을 대폭 줄인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에너지 설비 기준으로 석탄과 LNG 비중은 각각 31%와 28%다. 이번 민관 합동 워킹그룹이 내놓은 초안에 따르면 2035년 석탄·LNG 비중은 최대 67%까지 확대될 수 있다. 각각의 구체적인 비중은 정부가 확정안에 담을 예정이다.

문제는 석탄과 LNG 모두 비중을 급격히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석탄은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LNG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배다. 워킹그룹이 기후 변화에 대응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라는 원칙을 제안한 만큼 석탄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NG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LNG는 값이 비싼 게 단점이다. 원자력 발전단가보다 세 배가량 비싸다. 세금을 낮추겠다고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안정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결국 이 같은 에너지믹스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는 가스 요금 조정까지 함께 결론을 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력 원가에 압박을 주지 않으려면 발전용 가스 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것.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은 가정용 도시가스가 발전용 가스보다 7배 비싸다”며 “한국도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는 대신 발전용 가스요금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