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스틸, 세아家 사촌간 '2세경영' 예고하더니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35) 등 세아그룹 오너 2세와 친인척들이 비상장 자회사 해덕스틸 지분을 팔아 192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들은 지분 매각에 앞서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아 ‘2세 경영’을 예고했으나 곧바로 지분을 계열사에 전량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덕스틸은 이태성 상무와 이주성 상무 등 기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계열사인 세아로지스에 매각했다고 2일 공시했다. 이들은 90만주를 주당 2만1350원에 매각해 총 192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번 매각으로 해덕스틸은 세아로지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해덕스틸은 강판 등 철강재를 유통하는 업체로 이번 매각 직전 주요주주였던 이태성 상무와 이주성 상무가 상속과 증여 등으로 단기간에 1, 2대 주주로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태성 상무는 당초 해덕스틸의 최대주주(지분율 52.28%)였던 이운형 회장이 지난 3월 갑작스럽게 별세한 이후 어머니 박의숙 씨와 함께 이운형 회장 지분을 넘겨받아 1대 주주가 됐다. 이태성 상무와 동갑내기 사촌 간인 이주성 상무는 아버지인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으로부터 지난달 지분을 증여받아 2대 주주에 올랐다가 열흘도 안돼 지분 전량을 로지스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을 사준 것인 만큼 부당지원이라는 의혹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고 신사업을 모색하기 위한 지분거래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해덕스틸은 지난해 매출 933억원, 영업손실 47억원, 당기순손실 22억원을 냈다.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계열사 세대스틸의 강판 및 강관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사업다변화를 시도해 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