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대출금리 확 낮춘다
카드 캐피털 보험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연내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인하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대출자금에 대한 원가 분석과 비교 공시 강화를 통해 제2금융권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키로 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2금융권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마련 중이다. 모범규준은 대출자금의 조달구조, 신용위험, 영업마진 등 원가 분석과 대출금리 산정 및 운용에 대한 내부통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금리 산정을 위한 기준을 제시해 결과적으로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체계적이지 않아 성격이 비슷한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에 비해 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감안해야 할 자금조달 비용, 대출자 신용도, 업무비용, 적정 이윤 등 가산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표준화하면 대출금리 산정 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4~6월 취급액 기준)는 연 12.41~22.95%다.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연 22.95%로 가장 높다. 카드사 신용대출 중에서 금리가 가장 낮은 우리카드의 카드론 금리도 연 12.41%에 달하고 있다.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높다. 최저 연 17.8%에서 최고 연 25.3%에 이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캐피탈(연 25.3%), NH농협캐피탈(연 24.5%), IBK캐피탈(연 24.3%), JB우리캐피탈(연 24.3%) 순이다.

보험사도 다르지 않다. 이달 초 기준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옛 보험약관대출) 최고 금리(확정금리형)는 연 11%에 이르고 있다. 최저 금리도 연 5~6% 수준이 많다. 이는 지난 6월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연 4.11%)와 평균 예·적금 담보 대출금리(연 4.55%)보다 훨씬 높다.

금융당국은 자금조달 원가 등을 따졌을 때 평균 연 20% 안팎인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대출금리가 연 10%대 중후반으로 인하돼도 영업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금리의 비교 공시도 강화된다. 오는 10월부터 카드·캐피털사의 회원 신용등급을 신용평가사와 통일해 대출금리와 할부금리 등을 공시해야 한다.

김은정/김일규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