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중단·생산량 감축…자체 발전소 가동

최악의 전력 수급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12일 전국 주요 산업단지, 기업체가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절전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충남지역에서는 당진화력발전소와 서천화력발전소의 일부 발전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서산 석유화학공단과 당진 현대제철 등 대규모 산업단지에 전력수급 비상이 걸렸다.

서산 석유화학 공단 내 삼성토탈과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KCC 등 5개 기업은 아직 조업시간 단축 등의 조처를 하지는 않은 채 공장 내 불필요한 시설의 가동을 자제하고 있다.

또 자가발전소의 발전용량을 확대하고 사무실 내 냉방 및 전등 소등 등을 통해 전력수요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생산 및 조립라인의 가동시간을 줄이고 있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 조업 단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전력난이 계속된다면 조업시간 단축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자가발전 용량 확대 등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진 현대제철도 비상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공장 내 부생가스발전소에서 필요전력의 70%를 자가발전해 공급하는 가운데 이 설비의 발전용량을 최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과 협약을 맺고 시행 중인 수요예보관리제에 따라 전력 수요가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정비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전력수요를 줄이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LG화학은 이날 VCM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에 들어갔다.

각 공장도 생산량을 감축했다.

이 회사 자체 열병합 발전소도 평상시 60∼70%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올해 7∼8월 들어 95%로 높였다.

GS칼텍스는 비상발전기 3대 중 1대를 24시간 가동체제에 돌입했다.

공정과정에서 전기를 쓰는 공정도 스팀을 바꿨다.

시간대 조절이 가능하면 피크 시간을 피해 가동하고 있다.

목표전력 3%인 10MW(메가와트)를 절전하기로 했지만 이보다 5MW가 많은 15MW를 절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블랙 아웃'에 대비, 정부로부터 1시간 정도 공장 생산라인을 중단하라는 요청받아 현재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공장별 생산라인 중단결정은 울산공장 차원에서 이뤄질 사안이 아니어서 본사 차원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폭염 때문에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블랙 아웃이 되더라도 비상발전을 가동하면서 대기 전력을 필수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비상발전은 생산라인 가동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소재공장 용해로 가동과 도장공장 페인트 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덧붙였다.

창원 국가산업단지 내 포스코특수강은 전기 사용량이 집중된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2개 전기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이 회사는 한전과 약속한 8만5천㎾의 절전 규제량을 3만5천㎾ 추가로 늘이기로 했다.

·
포스코특수강 김이근 에너지팀장은 "회사 자체적으로 에너지 이삭줍기운동을 통해 실내온도 26도 이상 유지 등 다양한 절전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장강호 과장은 "2천200개 입주 기업에 절전을 당부하는 공문을 긴급 발송하는 등 전력 수급 관리 비상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병길·박성우·유의주·장영은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