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올여름 최대 전력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자칫 발전기 한 대만 불시 고장이 나도 지난 2011년 9월 15일과 같은 순환단전을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낮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지하 2층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전력수급위기 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에서 '전력수급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로 전력수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 급기야 내일부터 3일간은 전력수요가 8천만㎾를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작년 여름 최고기록보다 무려 300만kw나 높은 것인데 여름철 전력수급대책으로 준비했던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더라도 예비력이 180만kW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의 발언은 100만㎾급 원전 등 대형 발전기에 추가로 고장이 발생할 경우 순환단전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임을 언급한 것이다.

윤 장관은 블랙아웃 직전 강제 순환단전을 실시할 경우 절차와 요건, 순서에 대해서는 "불가피하다면 매뉴얼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시행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막고자 이 같은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내일부터 사흘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산업체, 공공기관, 가정, 상가 구분없이 전기사용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실내는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나 설비의 전원은 차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일산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한 고장과 관련해서는 "(발전소 출력을 풀로 유지하면) 기계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긴급히 고장을 처리해 내일 새벽에는 계통 병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기안전공사 직원들도 비상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새롭게 마련된 절전 대책에 대해 "의무절전 규제 실적을 평가한 결과 17%의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실사자료가 있다"며 "현장에서 절전 관리를 강화하자는 내용이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철강업체는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그러나 기업 내부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않는 기업체도 꽤 있다.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초래한 원전 비리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말씀도 드렸다"며 "(위기의) 상당부분이 원전 가동 중지와 관련돼 있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