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엔 광복절·샌드위치데이로 '숨통'
공급 더 나올 곳 없어…수요관리 총력전

예상대로 8월 셋째 주 초반인 12∼14일 올여름 전력수급의 최대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9일까지 올여름 전력수급경보는 모두 22차례 내려졌다.

그중 두 번은 예비력이 400만㎾ 아래로 떨어진 '관심' 단계였다.

조정만 전력거래소 중앙관제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 주 월요일 서울 기준으로 낮 최고기온이 34도, 화·수요일 33도까지 올라가면서 올여름 전력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7∼8일 의무절전업체와 발전소, 전력거래소를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전력수급 1차 고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과 기업의 절전 동참을 호소했다.

전력 당국은 이번 주 최대 650만㎾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수급 비상수단을 동원했다.

수요 면에서는 절전규제로 270만∼280만㎾, 산업체 조업조정으로 150만㎾ 안팎, 주간예고 수요관리로 50만㎾ 안팎, 선택형 피크요금제(10만㎾), 전압하향조정(30만㎾) 등이다.

공급 면에서는 민간자가발전(30만∼40만㎾), 화력발전 시운전 출력반영(39만㎾) 등이다.

그럼에도 9일 오후 1시40분께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 아래로 떨어지며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만일 비상수급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다면 수요가 공급을 200만㎾까지 초과해 꼼짝없이 '예비력 마이너스'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공공기관 자율단전이나 사전약정에 의한 민간기업 부분단전이 불가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예비력이 마이너스 147만㎾까지 떨어지는 수급비상 단계를 예측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애초 전력 당국에서는 8월 둘째 주에 예비력이 마이너스 103만㎾, 셋째 주에는 플러스 17만㎾로 예측했다.

공급능력은 7천760만∼7천790만㎾로 더 추가할 여지가 거의 없다.

마른 수건을 짜는 꼴이다.

공급은 가동 가능한 모든 발전원을 전부 더했을 때 최대치가 7천817만㎾ 정도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제어케이블 교체 중인 원전 3기와 장기 정비 중인 일부 원전을 제외하고는 원전을 풀가동하고 있다.

화력, 복합발전 등도 가릴 것 없이 98∼99% 출력을 내고 있다.

결국 해법은 수요관리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대 수요는 7천870만㎾까지 치솟게 돼 있지만 이중 480만㎾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만 예비전력 400만㎾대(수급경보 준비 단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다.

계약전력 5천㎾ 이상 다소비업체 2천637곳의 의무절전(3∼15%) 참여가 다음 주에는 더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체 휴가분산은 한전과 약정을 체결해 시행되고 있지만 8월 셋째 주에는 아무래도 복귀하는 인력이 그 전주보다는 많아진다.

또 기상청 주간예보로는 서울과 수도권도 다음 주 초반까지는 전혀 비 소식이 없는 데다 섭씨 33도 이상의 폭염과 최저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사나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35도 이상 수은주가 치솟은 남부지방도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력 당국은 내주 초에 절전규제 등 가능한 수요관리를 최대한도로 시행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현장 인력도 급파할 예정이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일단 다음 주 수요일까지만 버티면 목요일은 광복절로 휴일이고, 그 다음 날은 주말을 앞둔 샌드위치 데이라서 어느 정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