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유치에만 급급했던 전남·광주
2006년 6월 전남도가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유치한 이후 정부와 국비 지원 협상을 벌인 것을 두고 ‘벼랑 끝 전술’이란 얘기가 많았다. 당시 전남도는 “2010년 개최하지 못하면 개최권료 360억원이 날아간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정부는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상업적 성격이 강한 F1에 대한 지원 근거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결국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09년 9월 국회에서 ‘F1지원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국비 지원의 근거를 마련한 것. 지금까지 경주장 건설비 768억원과 대회 운영비 100억원 등 모두 868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법 시행 전에 받은 돈까지 합치면 국비지원액은 모두 1001억원에 달한다. 국제스포츠행사를 유치하려면 사전에 정부와 협의토록 돼 있지만 전남도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도 국비 지원을 받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F1 대회 자체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남도에 앞서 전북도와 경남도도 F1대회 유치를 검토했지만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데 주관사인 FOM(포뮬러원 매지니먼트사)과의 불평등 계약으로 전남도가 빚더미에 앉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전체 7번의 대회 중 3회가 끝난 뒤 누적 적자는 1731억원에 이른다. 2016년까지 대회를 치르고 나면 적자는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암 F1경주장을 건설할 때 끌어다 쓴 빚 2000억원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FOM과의 개최권료 재협상 등을 통해 적자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FOM 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의회는 적자가 150억원을 넘어설 때에는 내년 대회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유니버시아드는 예산이 매년 불어나 정부와 지자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광주시가 정부에 유치승인을 요청할 때 1982억원이던 예산은 기획재정부에 실제 예산을 신청할 때는 2811억원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8171억원까지 불어났다. 8171억원 가운데 국가 지원금은 31.9%인 2609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예산이 늘어난 것은 주로 경기장으로 사용할 기존 시설의 개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유치승인 신청 때 소요 예산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주시는 또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항공료 등 152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또 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광주시가 건설사에 미분양분 해소에 일정부분 책임을 지기로 해 40여채를 매입해야 할 처지다.

최근 유치과정에서 정부보증서 위조 파문이 불거진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638억원이던 예산계획이 유치 후 1000억원대로 불어났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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