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겪은 日, LED에 꽂혔다
일본 도쿄 시노노메에 있는 대형할인점인 이온 쇼핑센터. 1, 2층 매장 모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형광등과 백열등 조명을 지난해 교체한 것이다. 매장 분위기가 고급스러워지면서 고급 커피점인 고메다도 입점했다고 한다.

일본 최대 할인점 체인인 이온은 작년부터 전국 1200개 점포에서 LED 조명 교체 공사를 했다. 다카하시 고이치 이온 건설기획총괄부장은 “전기료가 계속 올라 조명을 LED로 바꾸게 됐다”며 “점포 한 곳당 15%의 전력 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온이 1200개 매장의 조명을 바꾸는 데 들인 돈은 100억엔을 웃돈다. 매장 한 곳당 우리 돈으로 1억원가량이 들어간 셈이다. 다카하시 부장은 “LED 값이 형광등이나 백열등보다 비싸 초기 투자비가 크지만 전기료 절감 효과 등을 감안할 때 3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ED 조명 보급이 세계 각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같은 밝기의 백열전구에 비해 소비전력이 5분의 1도 안 되는 LED를 활용하면 에너지를 크게 아낄 수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백열등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미국, 중국은 100W 이상 백열전구를 퇴출시켰다. 윤의준 서울대 교수는 “그저 전구를 갈아끼기만 하면 된다. 전기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LED 조명”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LED 조명을 많이 쓰는 나라다. 전체 조명 중 LED 보급률이 40%에 달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전력 비상이 걸린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 반해 한국은 LED 보급률이 5% 내외에 불과하다. 전력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도 정책적으로 LED 조명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내 LED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보급 확산을 통해 전기도 아끼고 LED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김현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