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포털'로 비판을 받아온 네이버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정치권 행보가 시작됐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공개 토론회를 열고 "네이버 규제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연구소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연구소 대회의실에서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산업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사회를 맡은 김용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국내 대형 포털 사업자에 대해 크던 작던 문제를 느꼈던 것이 사실이고, 피눈물을 흘린 비즈니스 사업자들이 너무 많다"며 "업계 자율에 맡길 일이 아니라 국회가 나서서 법률로서 규율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해 공개적인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운을 띄웠다.

발제자로 나선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다음이 자사가 운영하는 상업적 서비스를 먼저 노출시킴으로서 외부 컨텐츠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멜론 조용필'을 검색하면 구글은 가장 처음 검색결과로 멜론 사이트의 글이 보여지지만, 네이버와 다음은 그렇지 않다"며 "네이버와 다음은 멜론과 경쟁 관계에 있는 네이버 뮤직과 다음 뮤직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균 전 대통령실 뉴미디어홍보비서관은 "네이버의 경우 올해 약 80개의 공지를 올렸는데 조회수가 평균 100~200건에 불과했다"며 "외부의견을 수렴하고 소통 하려는 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초·고교생이 운영한 음란물 카페를 방치한 것도 이러한 소통 부족 때문에 이뤄진 현상으로 봤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네이버가 최근 뉴스 편집을 포기하고 언론 영역에서 물러난 것은 중요한 결정이었지만, 왜 가판대를 40개로 제한하느냐"며 "네이버 검색에 들어가지 못하면 언론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검색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털 측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한종호 NHN 정책이사는 "네이버가 검색 지배력을 부당하게 활용해 타 중소 사이트, 스타트업에 피해준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면 분명히 개선해 나가겠다"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되짚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다만 검색광고는 품질 경쟁을 꾀하고 있으며,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문어발식' 확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또 "그간 네이버는 11년간 성장해왔고, 앞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꾀해 해외 포털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소는 간담회에 이어 벤처 사업자들 등 이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토론회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또 관련 법안 마련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공룡 포털' 개혁 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권철현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 서비스감시과 과장은 "아직 공정위의 공식적인 컨센서스가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며 "NHN 불공정 거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못하지만, 업체 간 경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지 등 여부에 초점을 맞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향후 공정위 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당사자들의 입장을 청취, 조사해서 입법 태도를 취하겠다"며 "사회 컨센서스가 마련됐다고 보는 만큼 입법권자로서 먼저 움직일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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