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산하 연방은행 총재들이 출구전략 예고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제시한 양적완화의 출구전략 시간표와 관련, “달력이 아니라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올 하반기 채권매입규모 축소, 내년 중반 완전 중단’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했지만 이 일정보다 경제 회복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경제와 고용 상황이 Fed의 예상대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채권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이 더 오랫동안 강하게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당연직 멤버이며 버냉키 의장과 가까운 Fed 내 실세로 통한다. 더들리 총재는 투자자들이 양적완화 중단만큼이나 우려하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단기금리 인상은 아주 먼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제롬 파월 Fed 이사는 이날 초당파정책센터 강연에서 “경제회복세가 지속되면 올 연말에 채권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자산매입 축소 여부는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한 강연에서 “금융시장이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 관리들의 이 같은 발언과 호전된 경제지표에 힘입어 뉴욕 증시는 사흘째 상승했다. 지난주 연 2.6%까지 치솟았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이날 연 2.4%대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관리들이 급격한 출구전략은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