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활성화 유도에 정책 총력

삼성, 현대·기아차, SK, 롯데 등 10대 그룹이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을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을 총자산으로 나눈 투자여력이 9.1%에 이르지만,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비율인 투자성향은 전체 대기업 평균에 못 미쳤다.

대기업보다 투자성향이 높았던 중소기업도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투자성향을 밑돌았다.

정부는 이들 10대 그룹과 중소기업의 투자계획이 경기회복에 중요한 변수라고 판단, 하반기에 두 차례 투자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진행중인 경제민주화 논의가 경영에 부담되지 않도록 해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2013년 하반기 정책방향' 자료를 보면 2012년 10대 그룹의 투자여력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둔화했으나 2011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추세적으로 보면 10대그룹 투자여력은 2003~2008년 평균 10.4%, 2009년 10.5%, 2011년 9.0%, 2012년 9.1%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체 대기업(2.4%)보다 높은 8.8%였다.

투자성향도 2011년 0.89%에서 0.93%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대기업 평균인 1.11%에 못 미친다.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2012년 투자성향이 0.86%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8년 0.90%보다 하락했다"며 "10대 그룹의 투자결정이 보수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도 투자에 소극적이다.

중소기업의 투자여력은 10.2%로 대기업 평균(8.2%)보다 높지만 투자성향은 0.8%에 그쳤다.

작년 대기업 설비투자 증가(2.4%)에도 중소기업 설비투자는 18.5%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2.7%에서 감소폭이 확대한 것이다.

최 국장은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설비투자 비중이 큰 대기업의 투자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상당 부분을 투자활성화에 할애했다.

7월에는 입지·융복합 등에 대한 규제완화 중심으로 후속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11월에는 산업계가 참여하는 '투자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해외이전 투자의 국내 투자 전환 등을 포함한 투자환경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방안은 7월에 나온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소재부품기업 등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1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설비투자펀드도 조성된다.

경제민주화 역시 투자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slow down) 하기로 했다.

일각의 비난에도,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경제검찰의 수장을 대동하고 25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투자와 고용확대를 요청한 것도 기업의 투자의지를 살리려는 절실한 노력이었던 셈이다.

(세종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