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근로소득의 소득공제 항목 중 일부를 세액공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한다. 과세 전 소득에 대한 공제를 줄이고 대신 산정된 세액에서 직접 공제를 더 확대하는 쪽으로 급여생활자의 세금부과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다. 인적공제와, 의료비·교육비·보험료 등의 특별공제, 기타공제 등으로 나누어진 현행 소득공제가 줄어들면 고액연봉자들의 세금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부자 증세인 셈이다.

이 안대로라면 고액연봉자뿐 아니라 중간계층도 세부담이 늘어난다. 이런 식의 증세는 어떻게 보면 예상된 일이었다. 무상보육과 공공의료 확대, 반값등록금 지원에다 최근의 행복주택, 앞으로의 기초연금 추진 등 복지예산이 올해에만 103조원에 달한다고 계산됐을 때부터 예견된 코스였다. 어디서 원유라도 펑펑 솟아나는 것도 아니고, 지하경제 양성화의 세수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손대는 게 월급쟁이들이다. 이미 웬만한 자영사업자들과 중소기업에는 세무서 연락이 잇따른다는 세간의 얘기도 들린다. 쓸곳은 많고 세금은 잘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알아서 체면유지할 정도로 부가세 등을 더 내달라’는 세무서의 압박 때문에 기업하기도 힘들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세금이 전년 동기보다 8조7102억원이나 덜 걷혔다. 성장이 둔화되고 경제가 어려워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왜 세금이 안 걷히는지 정부는 더 깊이 들여다 봐야 한다. 소위 경제민주화의 무차별 입법과 과잉 행정으로 기업을 옥죄고 기업하려는 의지를 꺾어 투자가 안 되는 상황에서 세금인들 잘 걷힐 리가 만무한 것이다. 그러나 복지 예산의 우선 순위를 조정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퍼주기식 복지는 손도 안 댄 상태에서 재원 확보용 증세라면 중산층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월급 생활자부터 쥐어짜고 중소사업자에겐 알아서 더 내라는 식이라면 경제살리기는 더욱 요원해진다. 투자가 활발하고 돈이 돌면 세금은 절로 걷힐 테지만 현실은 반대다. 경제가 잘 돌아가 세금이 잘 걷힌다는 얘기는 점차 남의 나라 얘기로 되고 말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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