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한 직장에서 능력껏 일할 수 있었고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10일 BS금융지주 회장직 사퇴의사를 밝힌 이장호 회장은 "여러번 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금의 BS금융지주를 만들 수 있었던데 대해 자부심과 함께 행복감을 느낀다"며 "다소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하게 됐지만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 "한달 쯤 전 사퇴권고를 받고 심사숙고했다"며 "당초 경남은행 인수 문제가 구체화되고 가부간 결론이 난 뒤 늦어도 연내에는 사퇴할 생각이었으나 발표 시점이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라고 경위를 밝혔다.

이 회장은 행원으로 입행해 첫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역임하면서 만년 2위의 지방은행을 당당한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위기를 기회를 삼아 한단계 도약하는 BS금융지주가 됐다"며 "부산은행 입행 과정, 부산시금고 유치, 동남은행 출범, IMF 당시 구조조정, 연수원 개원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직 후계 문제에 대해서는 "은행 업무가 과거처럼 정부의 각종 인허가에 좌우될 때는 힘 있는 외부 인사가 필요했지만 지금처럼 자율경영이 보장되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CEO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BS금융지주가 지금처럼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사람을 찾기보다는 내부 인사로 그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지금은 정책의 문제보다는 사람의 문제, 사람의 관리가 더욱 중요한 만큼 후계는 내부에서 발탁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퇴 이유로 지적된 장기집권 부문에 대해서는 "임기 3년으로는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무리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6년 연임 정도면 조직발전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주사와 은행은 조직상 다를 수 있지만 경험한 결과 조직간 경영간섭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재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차기 CEO의 자질에서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뒤 이후에는 지역사회에서 심부름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없어 못한 컴퓨터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