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아끼려는 정부 "보장 수익률 낮출 것"
4조 투자한 국민연금 "가입자 주머니 터는 셈"
마켓인사이트 6월4일 오후 2시2분

국토교통부가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를 발주하면서 민간 사업자와 맺은 최소 운영수익 보장(MRG) 계약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4조원 규모의 사업들도 재조정 대상에 들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민자 SOC 사업의 보장 수익률을 낮추는 방안을 포함해 MRG 계약을 조정하기 위해 법무법인 태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상 공익 처분 조항(제47조1항)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도로 교통 항만 등 SOC가 공익에 부합할 경우 정부가 계약 재조정 등 처분 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운영 사업자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 비용을 절감(자금 재조달)하도록 권고하고, 보장 수익률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발주한 민자 SOC의 주요 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과 산업은행 등은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 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A사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법률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 9호선의 최대주주인 맥쿼리가 서울시와 벌이고 있는 ‘수익률 싸움’이 국토부와 국민연금으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SOC 직접 투자액은 6조1371억원이며, 이 중 MRG 계약이 포함된 투자는 총 4조3945억원(6개 법인)이다. 국토부는 1조799억원 규모의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사업(국민연금 지분 59%·수익률 9.0%·MRG 보장 20년)과 관련해 2008~2012년까지 총 295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 최소 운영수익 보장

MRG·Minimum Revenue Guarantee.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자본으로 도로 등 공공시설을 지을 때 민간 사업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적자를 보전해주는 제도. 이익 규모가 계약 조건을 넘어서면 정부가 초과분을 환수한다. 재정 적자의 주범으로 지목돼 2009년 폐지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