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1일 발표한 '공약가계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발표한 '나라살림 수입지출표'에서 출발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1월1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박근혜 후보 비전선포식-준비된 여성대통령 박근혜' 행사에 참석, 미래비전을 발표하면서 이 수입지출표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공약 재원조달 원칙과 구체적인 재원조달책인 4대 재정개혁 방안 등을 제시하면서 "어떤 정책에 얼마의 재원을 사용하겠다는 수입 및 지출표, 즉 나라살림 가계부를 만들어 국민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약가계부를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약속한 재원과 지출이 일치하는지를 매일 철저히 검증을 받겠다는 것이었다.

대선 후보로서는 처음 내놓은 이 공약가계부는 표 형태로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공개됐고, 박 대통령의 공약집 말미에도 실렸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연평균 26조3천억원씩 5년간 131조4천억원이 필요한데 연평균 27조원씩 134조5천억원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공약가계부는 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 출범 이후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각 부처 논의 과정에서 계속 수정ㆍ보완되며 구체화됐고 이날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으로 마침내 실현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19대 총선 때도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107개 공약 달성을 위해 5년간 76조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89조원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공약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수입지출표를 만든 것은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신뢰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대선 캠프에서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한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그동안 우리 정치는 선거 때마다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했지만 신뢰정치를 위해 재원 소요를 정확하게 계산해 조달 방법까지 내놓고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았다"며 "이제 그것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