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화재의 2013년 연도상 시상식에서 두 명의 수상자가 무대에 올랐다. 대리점 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남상분 현대해상 천안사업부 제일프로지점 대표(53)와 설계사 부문에서 판매왕에 오른 김유희 동울산사업부 방어진지점 설계사(55)다. 이들의 영업 비결과 철학을 들어봤다.

○남상분 대표 “철저한 자기관리, 최고의 가치”

천안 제일프로지점 남상분 대표
천안 제일프로지점 남상분 대표
남 대표는 올해로 네 번째 연도상을 받았다. 그의 일상은 빼곡하게 적힌 일정표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단정하게 한다.

남 대표는 “고객에게 밝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얼굴과 자세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라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대리점의 작년 매출은 52억원에 달할 만큼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직접 고객의 안부를 챙기고 있다.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특히 중시한다. 풍부한 보험상품 지식을 바탕으로 나이와 성별, 가정 형편에 알맞은 보험상품을 추천한다. 여기에다 젊은 여성 고객을 만날 때는 꽃다발을, 여름철에는 시원한 음료수를,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케이크를 들고 찾아가는 식의 세심한 배려를 더한다.

남 대표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쉽게 바꾸지도 않는다”며 “보험 영업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순간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남다른 영업 비법을 묻자 “고객에게 감사한 마음을 항상 잊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그가 갖고 다니는 수첩에는 처음 계약을 체결했던 고객부터 오늘 만난 사람까지 성향 취미 기념일 면담내용 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제일 앞장에는 매일 연락하거나 방문하는 재래시장 고객들의 정보가 기록돼 있다.

그는 “보험 영업을 하면서 가족에게 소홀했다는 생각에 어려운 적도 마음 아픈적도 많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고객이 있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유희 설계사 “경청과 절제가 중요”

동울산 방어진지점 김유희 설계사
동울산 방어진지점 김유희 설계사
김 설계사의 작년 한 해 보험료 매출은 35억원이다. 올해로 세 번째 보험왕 자리에 올랐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전년보다 19% 이상 매출이 늘었다.

영업을 잘하는 설계사는 보통 외향적이고 달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의 첫 인상은 설계사와는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유난히 차분하고 얌전하다.

그는 “고객을 만나면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고객이 얘기하는 내용을 열심히 듣고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얘기가 끝나면 차분하게 다른 보험사 상품과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적합한 것을 추천하는 게 그의 영업 방식이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판단을 기다리는 절제의 미학이 효과적입니다.”

김 설계사는 “무엇보다 현재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경조사, 가족사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한 그다. “고객은 가족이자 친구”라며 “이런 진심이 전달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가 체결한 보험계약의 99%는 고객들의 소개를 통해 이뤄졌다. 그는 “보험 영업을 할 때 욕심을 버리고 봉사한다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욕심을 갖는 순간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은 보험상품까지 권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번 돈의 절반 이상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실버타운을 만들어 봉사하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