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살면서 밤을 평생 딱 2번 먹어봤습니다. 밤은 쌀보다 비쌀 정도로 희귀했거든요."

'키즈약밤'으로 널리 알려진 신영무역 신경순(44) 대표는 2008년 탈북해 불과 몇년 사이에 한국에서 성공한 CEO로 자리잡았다.

"1999년 중국으로 가서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대장금이 유행하면서 중국 직원들 사이에서 한국 우상화가 유행했어요. 그런데 전 드라마를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2007년 북송될 때까지 중국에서 새벽 4시에 공장에 나와서 밤 12시 공장문을 닫고 귀가할 정도로 일에만 미쳐 있었습니다. 그저 북한에서 어려서부터 배운대로 '남조선에 가면 장기가 팔리고 거리에는 거지가 많다'고만 생각했었죠. "

신 대표는 2007년 북송된 후 신의주에 끌려가 거친 욕설을 듣는 순간 몸서리가 쳐지면서 어떻게든 재탈북해서 한국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밥을 먹고 잘살고 싶어서가 아닌 안전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정착후 약단밤 수입회사에서 통역일을 하던 신경순 대표는 다니던 무역회사가 부도나자 새터민 정착 지원금과 취업장려금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CEO로 첫발을 내디뎠다.

‘여성인데다 탈북자라는 핸디캡이 있는데 무슨 사업을 하겠냐’는 주위 편견과 현실적인 어려움도 그의 추진력 앞에서는 오히려 원동력이 됐다.

"중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시장과 한국시장을 다 알고 있다는 점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약단밤을 고를때도 중국으로 직접 가서 하나하나 점검해서 결정하죠. 제 철칙은 '윈-윈 전략'입니다. 거래처와 서로 상생하려 노력해야 그 관계가 오래갈 수 있거든요.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기 때문에 유통과정은 전문 노하우를 가진 업체에 전담시킨다."
[인터뷰] 신경순 키즈약밤 대표, 탈북자 한계넘어 한국에서 성공한 비결은
먹을 거리에 민감한 엄마들에게 키즈약밤의 인기는 대단했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티켓몬스터 소셜커머스에서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박행진을 이어갔고 이틀만에 20톤이 매진되기도 했다.
키즈약밤은 인기몰이 끝에 한경닷컴이 주관하고 소비자들이 설문조사를 통해서 직접 선정하는 [2011년 하반기 중소기업 브랜드대상] 농수산물 부문을 수상하며 약단밤업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설탕을 뿌렸느냐'는 문의를 받을정도로 키즈약밤은 달콤하면서도 영양면에서 우수하다. 비타민A, 비타민B, 단백질, 탄수화물 및 풍부한 미네랄과 같은 영양이 풍부해 어린이와 임산부들의 영양간식으로는 그만이다.

약단밤은 평양지역과 중국의 하북성, 산동성, 길림성, 운남성, 복건성, 하남성 등의 산지에서 재배되는 밤의 종류 중 하나다. 밤 중에서도 당도와 영양가가 높아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세계로 판매되고 있다.

키즈약밤은 평양과 중국지역을 통틀어 가장 맛있는 밤이 생산되는 중국 하북성 당산지방의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약단밤이다. 중국산이라는 불신을 없애고 최고의 품질로 당도, 영양면에서 1등만을 선별하여 브랜드화 한 것이 키즈약밤의 시작이다.

키즈약밤은 제품이 맛이 없다면 무조건 반품을 부르짖는다. 그만큼 약단밤에 대한 자신이 깔려있기 때문에 누적판매량 100톤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번 먹으면 멈출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서 약단밤을 한 번 구매했던 고객들은 대부분 재구매를 하게된다. 조리방법도 간단하다. 후라이팬에 뚜껑을 덮고 한두번 섞어주면서 10분-15분만 구워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칼집이 들어가 있어 '톡'하고 까지기 때문에 번거롭지도 않다.

구입후 보관시 주의할 점은 냉동보관을 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냉장보관시 2주간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인터뷰] 신경순 키즈약밤 대표, 탈북자 한계넘어 한국에서 성공한 비결은
"북송과 탈북 등 여러 고난을 겪어오면서 내 목숨이 얼마나 귀한데 한국에 와서 아무렇게나 살 수 있겠나 생각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부딪히면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추진력으로 가장 맛있는 약단밤을 한국에 들여올 수 있었죠. 제가 판 물건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뢰와 믿음으로 소비자들에게 키즈약밤을 널리 알려나가겠습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