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BCG파트너
이경진 BCG파트너
IBM 사례를 보면 시대를 초월하는 사명의식이 기업의 성공 필수 요소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개인이 성공하는 인생을 살려면 명확한 사명감이 필요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왜 존재하나’라는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도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유기체를 좀 더 고도의 존재로 발전시키는 것은 정신이다. 당신은 ‘우리 회사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즉시 답할 수 있는가. 명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가. IBM은 이런 질문에 답을 제시했다. 모든 고객의 성공에 헌신한다는 것이다. 고객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구축하는 게 존재의 이유였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는 것도 시사점 중 하나다. 양약고구(良藥苦口)라는 말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너무 쓰디쓰다. 내가 스스스로 찾아서 택하기에는 불편하다. IBM은 잘 나가던 메인프레임을 버렸다. 기존 중심 사업이었던 하드웨어 부문을 뒤로 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전력투구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때 IBM의 트레이드 마크나 마찬가지였던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했다. 우리는 스스로 지난 수년간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어려운 길을 택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힘든 길을 찾아 변신하려 했는지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

핵심에 집중하고 있느냐도 IBM 사례가 제시하는 중요한 화두다. 핵심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느냐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는 사실은 경영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실제 적용하는 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핵심에 집중하며 시작한다고 해도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인력이 늘어나고 고객이 증가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경쟁사 동향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사업은 걷잡을 수 없이 산만해져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핵심에 대해 부지런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고경영진의 실책이다. 사업은 복잡하다. 모든 구성원이 핵심에 대해 고민하기 어렵다. 자기 임무를 수행하기도 바쁘다.

경영자가 독한 마음으로 24시간 고민하지 않으면 금방 핵심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