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달러당 100엔대에 진입함에 따라 시장에선 엔·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까진 ‘1달러=105엔’이 새로운 심리적 저항선이 될 것이고, 연말엔 달러당 110엔까지 갈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일본에선 오는 7월 치러질 참의원(상원) 선거가 엔화 향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로타 슈지 씨티은행 외환부문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개월 안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엔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참의원 선거 전까지 일본 정부가 더욱 강력한 부양책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며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엔화 매도세가 더욱 촉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의 시장 전문가들은 “본격적 엔저(低)는 이제부터 시작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서드포인트LLC의 대니얼 로에브 대표는 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선 지금 거대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일본의 경기회복은 야구로 치자면 이제 2회째 접어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앨런 러스킨 도이치뱅크 외환투자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엔화 가치는 올 연말까지 달러당 11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일본의 무역파트너 국가들이 엔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제기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에 정치적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10~11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비롯해 호주와 한국 등 신흥국들도 양적완화에 동참한 가운데 G7이 엔화 가치 변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