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결정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에 다소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은.

“추경이라는 새로운 정부 정책이 나왔다. 정부가 국회와 힘을 합해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데 중앙은행이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이나 호주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에도 영향을 받았다.”

▷4월과 경제 전망이 달라진 건가.

“전망 자체는 차이가 없다. 왜 지난달이 아니라 이번 달이냐고 묻는다면 선택의 문제라고 답하고 싶다. 지난달도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 이견이 있어 동결할 수도, 인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엔저(低)대책의 일환인가.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 때문에 금리를 바꾸진 않는다. 다만 엔화 환율이 너무 급하게 변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시장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엔화 환율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고 여러 변수를 고려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우려는 없나.

“현재의 유동성 상황에선 가계부채 총량을 늘릴 정도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는 소득 1분위(최하위) 사람들의 부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현재 전체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 비율(DSR)은 13%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이 비율이 12.7%로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소득 1분위는 원리금 상환 부담 비율이 16.2%에서 15.1%로 크게 낮아질 것이다.”

▷지난달 간담회 때는 하반기 물가 상승을 우려했는데.

“최근 물가는 예상한 것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셰일가스 등 국제적인 구조 변화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다만 기저효과 때문에 하반기 물가가 오를 가능성은 있다.”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대내외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세계경제 변화를 적절히 이해하고 있는지 더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유럽이 변하면 그 상황에 맞게 대처해나가야 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