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들이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다.

최근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집중적인 견제가 나타나면 엔화 약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속도 조절 수준에 그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 G20, '아베노믹스' 제동 걸까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일본 등 일부 국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 후 발표될 성명 초안에는 '통화가치 하락 경쟁을 자제하고, 환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지만 엔저를 견제하는 문구가 포함된 셈이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엔저 현상에 대해 견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일본은 최근의 급격한 엔화 약세를 야기한 '아베노믹스'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은 정책 수단을 자국 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경쟁력 목적으로 통화 가치를 내리거나 환율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무부와 달리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일본의 양적완화를 옹호하는 등 미국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년 안에 시중 자금공급량을 2배로 늘리기로 한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엔에 육박했다가 현재 97엔대에 머물고 있다.

◇ "엔저 단기 속도조절 가능…큰 기대는 어렵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환율 개입으로 인한 '환율 전쟁'을 막자는 데는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엔저를 용인하던 미국이 최근 태도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견제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미국이 엔저에 제동을 걸어주면 한국 경제나 증시에는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를 계기로 엔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이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응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며 엔화의 향방이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이번 회의가 당장 특별한 전환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 한국 증시에 위안거리는 될 수 있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과민반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내용이 도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더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화 약세에도 일본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며, 한국 수출이 엔저만으로 크게 악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하지만 국내 투자심리가 엔저에 지나치게 민감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