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 사기 혐의 등 50명 입건…노린 돈만 23억원

교육공무원 박모(51·구속)씨는 지난 2011년께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해 머리를 다치게 했다.

두개골 골절과 실명 진단을 받은 여성은 자신의 부상 경위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그래도 혹시나 이 범행이 밝혀질까 전전긍긍하던 박씨는 '묘안'을 떠올렸다.

범행도 감추고 이 여성의 보험금도 타내기 위해 가짜 교통사고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자신의 차량을 찌그러트린 박씨는 보험사에 각종 자료를 제출해 없던 사고를 꾸며내고서 보험사에 '서류상 동승자'인 이 여성 몫의 보험금을 요청했다.

4억7천만원을 노린 박씨의 속임수는 보험사의 요청을 받은 경찰의 수사로 전모가 밝혀졌다.

박씨에게는 사기에 폭행치상 혐의까지 보태졌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여모(28·구속)씨는 자신의 신체를 이용했다.

좁은 길을 걸어가다 맞은 편에서 다가오는 승용차 사이드미러에 일부러 손목을 부딪치는 수법으로 30차례에 걸쳐 1천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보험설계사 임모(59·구속)씨는 자신의 보험 고객 25명과 짜고 사고 차량에 동승자를 끼워넣거나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보험사고 설계'로 2억3천만원을 타내 나눠 가졌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험 사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5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중증 치매 장애판정을 받고자 심리 검사에서 치매환자처럼 행동한 노래방 주인도 있었다.

한 보험사 보상담당 직원은 중고 포르셰 승용차로 일부러 사고를 내는 등 5차례의 교통사고로 5억 5천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보험금을 노린 이들 중에는 콤바인을 농로에 빠트린 농민, 집에 있다가 교통사고 피해자로 둔갑한 주부, 폐차 직전의 차량을 타고 개울로 돌진한 청년도 있었다.

양철민 광역수사대장은 "누구든 한탕 유혹에 빠져 쉽게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을 수사과정에서 발견했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보험 사기를 뿌리 뽑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