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했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현대경제연구원 주최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성 김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세계적인 경기 침체 와중에서도 FTA를 체결한 한·미 양국은 교역에서 이익을 봤다”며 “예전에 FTA를 강력히 반대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못됐다’는 말은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FTA 이행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젠 FTA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공평하게 배분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며 “지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것도 FTA가 공정거래와 관련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미국이 FTA 후속 조치로 취업비자 쿼터를 확대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 하원에서 한국에 비자 1만500개를 할당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성 김 대사도 이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성 김 대사는 “비자 쿼터 확보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에 화답했다. 또 “한·미 FTA로 양국은 서로 윈윈하는 무역관계를 만들었다”며 “양국이 FTA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이행도 낙관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성 김 대사는 한·미 FTA의 대표적인 성과로 자동차산업을 꼽았다. 그는 “현대·기아차는 이제 미국 자동차시장의 주력 업체로 자리잡았고, 미국 자동차업체의 한국 수출도 지난해 48% 증가했다”며 “제너럴모터스가 한국에서 1만7000명을 고용했고 한국 기업도 미국 제조업에 투자해 수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한·미 FTA 적용 품목에 개성공단 생산품을 포함시킬지 여부도 이날 화제에 올랐다.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개성공단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해 개성공단을 활성화시키는 게 북한 개방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협력 정책을 펼치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성 김 대사는 “김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