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은 뒤 건강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이 1일 병상에 누운 채로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 1월 구속집행정지 결정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김 회장 등 16명의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호흡기 호스를 꽂고 담요를 목까지 덮은 채 간이침대에 누워 법정에 나온 김 회장은 특별한 움직임 없이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15분 정도 증거조사 절차만 마친 뒤 퇴정토록 했다.

검찰 및 변호인과 협의에 따라 피고인 신문은 따로 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 회장에게 징역 9년에 벌금 1천500억원을 구형했다.

1심 당시와 같은 구형량이다.

검찰은 1시간30분간의 논고에서 "피해액 규모, 회복 여부, 범행 수법 등에 비춰 최태원 SK 회장이나 이호진 태광 회장에 비해 죄질이 더 나쁘다.

기업 범죄로부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정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 등에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치소 측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가 받아들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로 재판을 받아왔다.

선고공판은 오는 15일에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한지훈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