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를 제작하는 특장차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차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이하 스타렉스 캠핑카)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어서다. 반면 기존 특장차 업체의 캠핑카(이하 특수 캠핑카)는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스타렉스 캠핑카는 4,820만원, 특수 캠핑카는 7,000만원~8,000만원 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3일 만에 30대의 계약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 몰이 중이다. 성우특장차에서 외주 제작한 제품을 현대차가 판매하는 식이다. 외관에는 거의 변경이 없어 일상 업무와 캠핑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장점으로 꼽힌다.

스타렉스 캠핑카 등장 이후 일부 특장차 업계에는 일반 소비자들의 문의도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의가 "이미 보유한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느냐"여서 해당 업체로선 수용이 불가능하다. 특수 캠핑카는 차체만 공유할 뿐 전혀 다른 인증 양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른바 맞춤형 개조는 불가능하며, 완제품으로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두 차종의 성격도 확연히 구분된다. 스타렉스 캠핑카는 기동성을 바탕으로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간단한 숙식은 가능하지만 캠핑족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따라서 이동이 잦고 외부에서 숙박이 불가피한 장거리 운전자나 일상과 캠핑용 차를 구분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걸맞다.

반면 특수 캠핑카는 오직 캠핑만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전원부터 에어컨 시스템까지 모두 캠핑을 위해 특화됐다. 침대나 싱크대, 냉장고, 화장실 등은 부대 장치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나 안전 품목도 마련됐다.

때문에 특장차 업계는 4,000만원 대 제품을 내놓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구성 품목에 차이가 심해서다. 따라서 스타렉스 캠핑카와 특수 캠핑카의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장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캠핑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잘된 일이지만 캠핑 방식에 따라 캠핑카 종류도 다양한데 이를 오로지 가격으로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 역시 자신의 캠핑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한다"며 "현대차 스타렉스 캠핑카 등장으로 관련 업계는 초토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