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분만에 종료…저배당 놓고 소액주주 항의도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인 외환은행이 21일 마지막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이 상장사로서 마지막이 된 것은 상장이 폐지되고 다음 달 26일부터는 하나금융지주가 유일 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임시 주총에서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을 최종 승인한 결과다.

이 때문인지 이날 주총은 침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게다가 최근 외환은행이 대출 가산금리 부당이익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점은 주총장 안팎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이틀 전에는 검찰로부터 본점이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윤용로 행장은 주주들에 대한 사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윤 행장은 "가산금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돼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면서 "과거 론스타가 지배주주로 있는 동안 사모펀드 특성상 단기적 이익을 내기 위해 벌어진 일이었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최근 일부 직원의 횡령의혹사건까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선 "횡령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잘못된 보도에 대해 여러 가지로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주주들의 양해를 구했다.

윤 행장은 "8천여명의 임직원은 과거 잘못된 관행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면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고객중심의 새로운 은행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배당액을 놓고 일부 소액 주주가 반발해 윤 행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외환은행 이사회는 주당 50원씩 배당키로 결정하고 이를 주총에 보고했다.

한 소액주주는 "횡령의혹사건으로 주가가 120원이나 떨어져 주주들이 손해를 입고 있는데 배당은 고작 주당 50원뿐"이라며 항의했다.

이 주주는 또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더 많이 이익을 냈는데도, 하나은행은 주당 250원, 외환은행은 주당 50원만 배당했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과거 론스타가 대주주인 시절엔 고배당 정책을 써서 배당성향이 63%에 달했는데, 그 결과 자기자본이 늘지 않아 은행의 성장력이 약화됐다"면서 "은행이 성장해 나가기 위해 이번엔 이처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의 차분하게 대답하자 나머지 소액주주들은 체념한 듯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이어 주총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재무제표 승인 등 5개 안건이 반대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윤 행장은 폐회를 선언했다.

회의를 시작한 지 37분 만이었다.

주주들은 회의를 마친 뒤에도 곧바로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서 검찰의 수사와 외환은행의 앞날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마지막 주총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