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하락하자 해외 고급 상품과 식용유 등 일본의 수입 물가가 먼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고급 브랜드 '샤넬'은 지난 1일부터 엔화 약세, 유로화 강세 등을 이유로 시계와 액세서리의 일본 판매가격을 약 5∼6% 올렸다.

루이뷔통도 지난달 15일 가방과 지갑 등 가죽 제품의 일본 판매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고 백화점 고가품 판매가 느는 것과 달리 고급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이다.

물가에 미치는 아베노믹스의 역효과다.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용유와 밀가루도 조만간 인상될 전망이다.

닛신(日淸)오일그룹은 내달 1일부터 샐러드유 등 식용유 출하 가격을 10% 이상 올릴 계획이다.

제분사도 조만간 밀가루를 10%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조림 회사인 하고로모푸즈는 5월에 김치찌개용 가다랑어 통조림 등 상품 16종류의 가격을 2.2∼6.1% 올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경우 의류나 외식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의 저가 상품 지향 성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의식해 가격 인상을 꺼리는 기업도 있다.

중국산 캐주얼 의류를 취급하는 '주(GU)'라는 회사도 재료 가격 상승, 중국 인건비 상승, 엔저가 겹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지만 가격은 올리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엔고 효과로 상쇄했지만 엔저로 바뀌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의욕을 꺾지 않으려면 임금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