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총회서 두번째 만남
양사 실무협상 내부 준비팀 가동

화해 국면으로 접어든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분쟁이 이르면 다음주 실무협상의 물꼬를 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일 정부 중재로 첫 만남을 가졌던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사장과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의 두번째 만남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 사장은 오는 26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한다.

김 사장은 이번 총회를 거쳐 4대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며, 한 사장은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3년 임기인 협회장직은 관례상 국내는 물론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돌아가면서 맡아왔다.

앞서 첫 만남에서 분쟁 확대를 막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합의한 양사가 두번째 만남을 계기로 분쟁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수순으로 실무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양사 분쟁 해결에 정부와 언론을 비롯한 사회적 관심이 커 이번 총회 자리에서 짧게라도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해 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상호 제기한 4건의 소송 가운데 각각 1건씩을 최근 자진 취하함으로써 추가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남은 2건의 특허소송은 실무협상을 거쳐 실제 특허침해 여부와 관련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따진 뒤 필요한 정산 절차를 거쳐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은 소송에 걸려 있는 기술은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7건과 삼성디스플레의 LCD 기술 7건 등 총 14건으로 모두 현재 생산하는 주력 제품과 관련된 첨단 기술들이다.

양사가 정부 중재로 화해 모드로 접어들긴 했으나 관련 기술들의 경제적 가치가 크고 복잡한 데다 세계 1,2위인 양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분쟁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양사는 협상 원칙에 합의하고서 보름이 지났으나 쉽게 실무협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법무팀장인 김광준 전무를 주축으로 한 대응팀이 실무협상을 준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특허담당인 오정훈 상무와 국내 법무담당인 이진효 상무 등을 중심으로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수장의 두번째 만남을 계기로 사태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