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최다 인맥'…KB·하나·NH도 탄탄

박근혜 정부의 인사 코드로 회자하는 이른바 '성시경·위성미' 인맥이 금융권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시중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회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의 '외풍'에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정 인맥에 관심이 쏠린다.

'성시경(성균관대학교, 고시, 경기고)'이나 '위성미(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성대, 국가미래연구원)' 외에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출신도 눈길을 받는다.

새 정부 '실세'를 비롯해 경제분야 '투톱'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도 같은 맥락에서 지켜볼 대상이다.

◇최대 인맥은 우리금융…'정권 실세'와 선후배


금융지주사 회장을 노릴 수 있는 인사로는 지주사 사장과 부사장, 계열사 대표, 사외이사 등이 꼽힌다.

이런 자리에 새 정부의 인맥으로 불릴 수 있는 인사는 우리금융그룹에 가장 많다.

정부가 민영화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다소 공교롭다.

성대 법학과 출신인 이순우(63) 우리은행장이 대표 인물이다.

정홍원(69) 국무총리 후보자와 허태열(68)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의 대학 학과 후배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팔성(69) 우리금융 회장이 물러나면 차기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몫인 정욱호(52) 지주사 사외이사도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정 후보자와 허 내정자에게는 `까마득한 후배'지만 황교안(56) 법무부 장관과 곽상도(54)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와는 연배 차이가 크지 않다.

이두희(56) 지주사 사외이사는 위스콘신대를 나왔다.

정현진(61) 지주사 부사장과 신희택(61) 지주사 사외이사는 경기고등학교 동기다.

지주사 고위직이나 계열사 대표로 거론될 수 있는 인사 가운데 강 원(57) 우리은행 부행장, 박휘준(59) 우리투자증권 부사장 등이 성대 출신이다.

서강대 출신으로는 서안호(57) 우리은행 부행장, 이광구(56) 우리은행 부행장, 전병윤(58) 우투증권 부사장 등이 있다.

◇KB·하나·NH도 '성시경·위성미' 즐비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NH금융그룹에도 유력 인맥과 통하는 인사들이 고위직에 즐비하다.

KB에선 행정고시 20회인 임영록(58) 지주사 사장이 현오석(63·14회) 경제부총리 내정자, 조원동(57·23회) 경제수석 내정자와 경기고·서울대·행시 선후배 사이다.

임 사장은 현 내정자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을 맡았던 1999년에 국고과장을 지냈다.

2005년 조 내정자가 경제정책국장을 할 때는 금융정책국장으로서 호흡을 맞췄다.

김중웅(72) 국민은행 사외이사, 김인준(65)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박동창(61) 지주사 부사장은 임 사장의 경기고·서울대 선배다.

윤종규(58) 지주사 부사장은 성대 경영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아 성대 인맥으로 분류된다.

하나금융은 김정태(61) 지주사 회장이 성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잠재적 경쟁자로 볼 수 있는 김종준(57) 하나은행장은 성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최흥식(61) 지주사 사장과 윤용로(58) 외환은행장은 각각 경기고와 행시(21회) 인맥에 포함된다.

윤 행장으로선 박봉수(65·10회), 김경섭(65·14회), 이상빈(61·19회) 지주사 사외이사들이 행시 선배다.

김영섭(65·10회) 하나은행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하나금융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관료 출신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NH는 배국환(57) 지주사 사외이사와 김주수(61) 농협은행 사외이사가 성대·위스콘신·고시 인맥에 해당한다.

성대 경영학과를 나온 배 사외이사는 행시 22회로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며, 위스콘신대학원을 나왔다.

성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 사외이사는 행시 18회로 농림부 차관을 지냈으며, 역시 위스콘신대학원을 다니고 성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신한·산은지주, 서강대·성대 출신 팽팽


신한금융그룹은 서강대와 위스콘신대 중심의 인맥이 있다.

다만, 이런 학맥이 신한금융에만 있는 재일교포의 영향력을 능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주사 사외이사로 있는 남궁훈(66) 이사회 의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 행시 10회로 재무부에 발을 들여놓았던 정통 세제 관료 출신이다.

남 의장은 1986년 위스콘신 대학원을 졸업했다.

남 의장과 비슷한 경우가 주력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반장식(57) 사외이사다.

행시 21회로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낸 그는 위스콘신 대학원을 나와 현재 서강대 서강미래기술원장으로 있는 대표적인 '서강학파' 출신이다.

신한카드의 남인(60) 감사, 신한캐피탈에는 황영섭(55) 사장도 서강대를 나왔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희건 신한카드 부사장은 성대 경영대학원에 다녔다.

산은금융그룹에선 성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딴 지주사의 구동현 부사장이 대표적인 '성대 학파'다.

주력 계열사인 대우증권에는 박진규(66) 사외이사, 홍성국(50) 리서치센터장, 김호범(51) 퇴직연금본부장 등 서강대 출신이 많다.

유학파 중에는 카드 전문가인 KB국민카드의 지동현 부사장이 눈에 띈다.

지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현 경제부총리 내정자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차별 가능성도 있어

하지만 `성시경', `위성미' 인맥들이 탄탄대로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인선에서 특정인맥이 널리 중용된 데 대한 비판과 견제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권과 관료사회, 금융권 등에 학연 등으로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인사들이 대거 발탁되고서 역풍이 불은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때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대탕평인사를 약속한 점도 특정 인맥에 유리하지 않은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고은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