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불황에서 배운다 (2부) 박근혜 정부의 과제
(3) 증세는 신중히 하라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복지 재원 마련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부가가치세(소비세)는 1970년을 전후해 서유럽을 중심으로 처음 도입됐다. 도입 당시 각국의 표준세율은 평균 15% 수준이었다. 한국은 1977년 7월 아시아 최초로 부가가치세를 도입해 현재까지 10% 단일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서유럽 국가들의 부가가치세율은 지난 40여년간 꾸준히 상승해 최근에는 평균 20% 수준에 도달했다. 세율을 일정 부분 낮춰주는 경감세율 적용 범위도 축소되는 경향이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슬로베니아는 면세범위를 축소했다. 핀란드 그리스 폴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등은 표준세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경감세율도 올렸다.

성명재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가가치세는 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높은 세부담을 지게 되는 역진성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는 재정 건전화나 복지재원 마련 등을 위해 올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일본도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악화 해소책으로 소비세 인상을 결정했다. 민주·자민·공명당이 합의해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014년 4월 8%, 2015년 10월부터는 10%로 올리기로 했다. 다이니치생명경제연구소는 소비세율이 10%로 인상될 경우 2015년 국내총생산(GDP)은 3.09%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부가가치세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부가가치세를 2%포인트 정도 올리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부가세 인상 얘기가 나오는 건 경제 규모에 비해 부가가치세 세수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GDP 대비 부가가치세 세수는 2010년 기준 4.4%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호주 일본 스위스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덴마크 스웨덴 헝가리 핀란드 노르웨이 등은 8~9%대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부가가치세율을 올리면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며 “특히 불황기 세율 인상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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