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이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자제를 약속했지만 엔저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본 시장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G20이 경쟁적인 평가절하 자제를 약속했지만 일본 정부가 엔저를 유도하고 있다고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이런 전망의 근거로 삼았다.

다만 분석가들은 통화당국이 신흥국의 우려를 고려하면서 엔저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카시마 오사무(高島修) 시티뱅크 수석 외환전략가는 "(G20) 공동성명에는 엔저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18일부터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당수 전문가가 엔화 가치가 달러당 95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당 95엔을 밑돌면 닛케이(日經) 평균주가지수가 12,0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몬지 소우이치로(門司總一郞) 다이와스미긴(大和住銀) 투신투자고문 수석 전략가도 "일단 안심감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우치다 미노리(內田稔) 미쓰비시 도쿄UFJ은행 수석분석가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구체적인 환율 수준을 언급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작년 후반부터 이어진 급속한 엔저 추세는 느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런던에 있는 ING 그룹의 수석 외환전략가 크리스 터너는 이번주 엔화가치가 처음에는 오를 수 있겠지만 곧 달러당 100엔을 향한 약세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터너는 G20 공동성명은 일본을 겨냥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지만 바람직한 구체적인 엔화 환율을 설정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밖에 외환시장의 관심이 일본은행의 총재와 부총재 인사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폐막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는 공동성명에서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