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말 네덜란드 ABP 395조원
국민연금, 작년 12월말 390조대 예상…연내 `빅3' 진입은 확실시

국민연금이 '곧'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 된다는 얘기는 작년부터 나왔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을 추월함으로써 세계 1·2위인 일본 공적연금(GPIF)과 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GPFG)에 다음가는 규모가 된다는 얘기였다.

국민연금공단도 작년부터 '세계 4대 연기금' 대신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곧 도약'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 통계상 국민연금은 세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3분기말에 ABP를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 집계 결과는 국민연금이 386조원으로 ABP(2천740억유로·394조원)에 8조원 뒤졌다.

그러면 과연 언제쯤 국민연금이 '세계 3대 연기금 진입'에 성공할까.

아직 국민연금의 공식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작년 4분기말 기준으로 ABP를 앞질렀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7일 ABP 웹사이트(www.abp.nl)에 따르면 ABP의 작년 4분기 말 가용자산(available assets)은 재작년 동기 대비 350억 유로, 작년 3분기 말 대비 70억 유로 증가한 2천810억 유로로 집계됐다.

이를 작년말 환율로 계산하면 유럽 중앙은행(ECB)의 기준환율(유로당 1406.23원)로는 395조원, 우리나라 외환은행의 기준환율(유로당 1401.67원)로는 394조원이다.

국민연금의 적립금 규모는 작년 10월말 384조5천억원, 11월말 387조4천억원이었으며 자산재평가 등이 이뤄질 12월말 기준으로는 최소 390조원, 최대 400조원이 되리라는 것이 일반적 예상이다.

즉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ABP의 가용자산 규모와 많고 적음을 가리기 힘든 '박빙'이 됐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집계와 자산재평가 등이 끝나지 않아 작년말 기준 적립금이나 수익률이 얼마인지 지금 얘기하기는 힘들다"며 "오는 18일 열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공식적인 잠정 집계치가 보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ABP 추월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일단 수익률과 환율을 꼽을 수 있다.

ABP의 작년 수익률은 13.7%에 이르렀고, 국민연금의 작년 1∼11월 수익률은 6.16%로 이보다 낮았다.

작년에 국민연금이 ABP를 따라잡으리라던 당초 예상이 어긋난 데는 이런 수익률 격차 탓이 컸다.

그러나 이에 따른 효과는 작년 4분기에 원/유로 환율이 떨어져 어느 정도 상쇄됐다.

또 다른 변수는 ABP가 올해 4월부터 연금 지급을 0.5% 줄이기로 확정했고 내년에도 지급 추가 축소를 검토중이라는 점이다.

ABP의 가용자산 규모 성장이 그만큼 빨라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ABP를 따라잡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원/유로 환율이 반등하는 추세여서 원화로 환산한 ABP의 자산 규모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국민연금이 ABP를 따라잡는 것이 늦어지거나,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수개월간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와 네덜란드의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국민연금 적립금이 ABP의 가용자산을 연내에 앞지를 것은 거의 확실하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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