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2억5000만달러(약 2870억원)를 투자해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LAMD(Link A Media)를 인수했다. LAMD는 2004년 설립 이후 뛰어난 컨트롤러 기술을 바탕으로 급성장, 2011년 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자인 허먼 타파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지난 14일 새너제이 본사에서 만났다.

▷어떻게 LAMD를 세웠나.

“난 인도인이다. 퍼듀대에서 박사를 딴 뒤 벨연구소와 IBM을 거치며 9년간 일했다. 1994년 회사를 나와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패스시스템을 세웠다. 2000년 직원 140명의 회사로 키워 LSI로직에 팔았고, 그 회사에서 2004년까지 일했다. 2004년에 나와 LAMD를 설립했다.”

▷퍼듀대는 동부에 있는데, 왜 실리콘밸리로 와서 창업했나.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뛰어난 인재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엔 도전을 즐기고, 창조적 일을 원하는 인재가 많다. 열정적인 인재가 전 세계에서 몰려들고 스탠퍼드 버클리 칼텍 등 좋은 대학도 많다. 고객사들도 몰려 있다. 실리콘밸리의 경영 스타일은 대기업과 다르다. 목표 지향적이고, 수평적이며 상하관계도 강하지 않다. 그저 목표를 위해 팀으로서 일한다. 가장 큰 도전은 더 이상 창조적인 일을 할 게 없는 것이다.”

▷LAMD를 어떻게 키웠나.

“단계별로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았다. 실리콘밸리의 장점 중 하나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인큐베이팅과 자금 조달이 쉽다. 이곳의 벤처캐피털은 다른 곳과 달리 좋은 조언을 해준다. 네트워킹, 채용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다. 실리콘밸리의 문화다.”

▷SK하이닉스가 인수했다. 시너지는 나고 있는가.

“우리는 컨트롤러 기술이 있고,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 세계적인 회사다. 시너지를 확신한다. 하이닉스와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만 운영은 독립적으로 할 계획이다.”

▷한국 회사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이곳의 경영 문화는 성과 중심적이다. 권한 위임이 많고 자유롭게 일한다. 하지만 그건 성과를 낼 경우에 한한다. 이 같은 문화를 이해한다면 성공할 것이다. 최고경영진이 성과에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새너제이=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