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음반유통 전문체인점 HMV가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HMV는 2008년 이후 지속한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기업 회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최종 진단돼 기업 청산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HMV가 보유한 영국 내 236개 매장이 문을 닫거나 매각되고, 4천여명의 직원들이 실직 위기에 몰릴 전망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1920년 창업한 HMV는 지난해 1천620만 파운드(약 275억원) 적자를 내고 나서 알짜 매장을 매각하는 등 비상경영을 추진했지만, 기업 회생에 필요한 3억 파운드(약 5천100억원)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길이 막혀 막다른 길로 몰렸다.

HMV는 1990년대 후반까지 전성기를 누리며 세계 8개국에 300개 가까운 매장을 거느렸지만,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밀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이후 들어서는 경제위기로 유통 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에서는 장기불황 속에 전자제품 유통체인점 코메트와 디지털카메라 전문점 제솝스가 파산한 데 이어 HMV마저 쓰러짐으로써 유통 업계에 파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