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 상반기에 한두 차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에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 회복 추이를 지켜볼 것이란 의견이 많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 RBS,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럴, 스탠다드차타드 등은 내년 초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 2.75%로,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씨티그룹은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출회복도 더디다”고 설명했다. 한국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빼 들 것이란 진단이다.

최근 가파른 원화강세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럴은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 원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도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 위해서도 금리를 인하해 선진국과 금리 차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BoA메릴린치, 노무라 등은 한은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올해 한국경제가 안정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3분기 중 금리를 인상해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 및 선물회사들은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 금리 정상화는 내년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수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 0.50%포인트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반기까지는 채권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시중금리를 끌어내릴 요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여수신 금리도 상반기에는 오르기 힘들 전망이다. 가계부채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은 부담을 조금 덜겠지만 예금주들은 저금리에 따른 소득 감소를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