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증가세 주춤, 제조업 취업자 급증

경기악화에도 호조를 보였던 고용지표가 11월 들어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20대 취업자는 7개월 연속 줄어 청년층 취업난은 여전했으며 경기악화에 따라 자영업자 증가세도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제조업 취업자 수는 5개월 연속 늘어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421만8천명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3%대의 낮은 성장률이 전망됨에 따라 고용지표의 양적, 질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 30만명대로 둔화, 20대 고용은 악화일로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빠르게 위축된 것이 특징이다.

11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로 35만3천명 늘어 지난해 9월(26만4천명)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들어 5월까지 40만명을 웃돌다가 9월 기저효과와 추석효과로 68만5천명 급증한 이후 10월 39만6천명, 11월 35만3천명으로 낮아졌다.

계절조정 기준으로 취업자 수 증감을 보면 7월에는 전월보다 0.3% 증가했으나 8월 0.2%, 9월 0.1%로 낮아졌으며 10월 -0.1%, 11월 -0.2%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 감소세는 20대 청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11월 취업자 증감을 연령별로 보면 20대 취업자는 7만9천명 줄었고 30대는 1만8천명 감소했다.

그러나 고용률이 작년동월과 같다는 가정에서 인구변화에 따라 취업자 수 변화가 나타나는 인구증감효과를 제외하면 20대는 9만9천명 줄었고 30대는 4만9천명 늘었다.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 5월(-4만2천명)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청년층 가운데 주취업 연령대인 20대 후반(25~29세) 실업률은 6.5%로 지난해 같은 달의 5.8%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20대 후반의 고용률 증감(전년 동기 대비)도 6월(-0.4%포인트)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7월(-0.5%P), 8월(-1.4%P), 9월(-2.3%P), 10월(-2.0%P), 11월(-2.3%P) 등 갈수록 나빠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20대 후반의 실업률이 높아지고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가 늘어나는 등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하다"며 "내년에도 경기둔화를 반영하면서 고용지표가 질적뿐만 아니라 양적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20대 후반의 고용여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20대 후반의 고용악화는 경기회복세 지연 등의 요인도 있으나 지난해 고용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며 "고졸채용 확대 등에 따라 20대 초반의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취업자 9년 만에 최대, 자영업자 증가세는 둔화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제조업의 일자리는 최근 급증세를 타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감(전년 동월 대비)을 보면 7월 3만4천명에서 8월 8만명, 9월 13만9천명, 10월 14만4천명, 11월 16만4천명 등 5개월째 증가세를 보였고 증가 폭도 갈수록 늘었다.

이는 지난해 큰 폭의 취업자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외에도 기업들의 구인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자동차와 기계장비, 정보통신업 등의 300명 이상 사업체에서 상용직 중심의 인력수요가 지속되며 제조업 취업자 수는 421만8천명으로 2003년 12월(425만7천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악화에도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자동차 등의 취업자가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 부문은 이전에도 증가해서 최근 현상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며 "경기를 보면 제조업이 많이 늘어날 이유가 딱히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집약적 제조업종이 그간 개도국으로 많이 진출하면서 국내의 일자리가 줄었는데, 최근 개도국에서도 임금이 빠르게 올라 제조업이 개도국으로 나가는 속도가 느려져 취업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제조업 부문에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 상당히 많은 일자리를 줄였다가 2010년 반등할 때 고용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아직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세를 보이던 자영업자는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폭은 급격히 줄었다.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7월에는 19만6천명이나 늘었지만 8월 12만3천명, 9월 11만1천명, 10월 4만8천명, 11월 3만8천명 등이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영업 증가세는 마무리되는 모습"이라며 "자영업자가 고용한 근로자도 줄어 전체 취업자 증가세 둔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