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중국 정책전망에 대한 강의 들어

삼성그룹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을 공략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이례적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전자사장단회의를 연 것을 비롯해 삼성은 어느 때보다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12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서울대 조영남 교수로부터 '중국 제5세대 지도부의 등장과 정책전망'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중국은 지난달 국가 1인자가 후진타오(胡錦濤)에서 시진핑(習近平)으로 바뀌는 등 10년만의 지도부 교체가 이뤄졌다.

이날 강의에서 조 교수는 시진핑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독실한 사회주의자, 경제적으로는 시장지향적인 개혁가로 소개했다.

공산주의 혁명의 공신인 부친 시중쉰(習仲勛)의 영향을 받아 공산당 영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는 한편 외자유치, 시장 육성, 기업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실용적 민족주의자여서 군사력강화, 중·일과의 당당한 실리외교를 펼쳐 나갈 것이라면서 싱가포르형 국가를 지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강의는 삼성그룹이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지 않고는 글로벌 경기 불황을 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고경영자들부터 중국의 정치적 변화와 이에 따라 예상되는 경제정책의 변화를 이해하고 선제적인 대처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기업의 영향력과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의 배경을 이해하고 발빠르게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그룹은 지난 10월 이건희 회장이 상하이에서 전자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등 중국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의 상하이 방문은 2001년 이후 11년만이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부회장,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용 사장 등이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리커창 부총리와 면담하며 첨단산업 투자확대방안, 중서부지역 진출방안 등에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사장단 정기모임은 새로 구성된 사장단의 2번째 모임이었으며 올해 마지막 모임이다.

사장단 인사 발표가 있었던 지난 5일에는 신임 사장을 포함한 사장들이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으로부터 '저성장과 정치적 전환기의 한국경제와 기업경영'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사장단은 올해 수요정기모임은 더 이상 없지만 27~28일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합숙 세미나를 하면서 세부적인 경영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