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13년에 코스피지수가 최대 24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과 정책 효과로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가 가파른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대표 정보기술(IT)주가 가장 유망한 종목들로 꼽혔다. 파라다이스 오리온 등 중국 내수 관련주, SK 등 지주회사도 내년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 및 종목에 포함됐다.

○코스피 최고점 2400, 최저점은 1750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10개 증권사의 ‘2013년 한국증시 전망’을 집계한 결과 모든 증권사들이 내년 코스피지수 최고점을 2200포인트 이상으로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400을 제시해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투자(2360) 삼성증권(2300) 현대증권(2300)도 최고점을 2300포인트 이상으로 봤다. 최저점은 1750~1900 사이에서 형성됐다. 삼성증권이 저점을 1900으로 가장 높게 봤다.

코스피지수는 내년 1분기에 바닥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최고점을 돌파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경기하강 속도 둔화와 중국 경기 개선, 미국 주택시장 회복 등 연말로 갈수록 주요국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중국 경기회복 기대

최근 중국 경기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경기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보다 0.4포인트 상승해 50.6을 기록했다. 수출주문지수도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었다. 원자재재고지수는 47.9로 나타나 8월(45.1)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재고가 소진되는 모습이다. 2013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반등하고 하반기에는 중국 성장이 궤도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정권교체 첫 해의 상황을 감안하면 고정 자산투자가 내년 하반기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경기는 회복세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재정절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몇몇 주요 지표들이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49.5로 예상치(51.3) 및 10월 지수(51.7)보다 낮았다. 희망적인 것은 주택 경기 회복세다. 미국 내 10월 주택착공 건수는 89만4000건으로, 2008년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위기는 해결까진 아니라도 전면에 부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정도는 돼야 유럽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2013년 초 강등돼 일시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해결 실마리만으로도 한국 증시는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도 “그리스와 스페인을 둘러싼 논란은 재정위기 마지막 단계에서의 마찰적 요인”이라며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올초에 보여줬던 분열적 관점이 아닌 통합적 시각으로 재정위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성장률도 하반기부터 높아질 듯

한국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성장률도 증시를 예측하고 종목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척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성장률도 하반기부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내년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다. 증권사들의 내년 기업 실적 전망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내년 실적을 예측한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의 내년 이익 예상치 평균 합계는 현재 115조원이다. 그러나 향후 20% 이상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전반적인 기업이익 하향 조정 추세 속에서 꾸준히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성장의 희소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익증가율이 높은 종목군이 가치주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관련 IT주 관심 가질 만해

대다수 증권사는 내년 유망 종목으로 IT주를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완성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나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호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품주들도 낙수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 격화 등을 감안할 때 일부 선도업체가 향유하는 고마진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짧은 제품 사이클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과 최고의 부품 원가 경쟁력, 우수한 공급 체인, 글로벌 유통력을 감안할 때 국내 IT업체들의 지속적인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증권사들은 중국 내수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오리온,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이 늘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GS LG CJ LS 등 지주회사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