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종은 올해 글로벌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 역시 안정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전망이 밝은 이유는 첫째, 인구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추세 때문이다. 의료비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0세 이상 1인당 연간 의료비가 100만원, 65세 이상은 200만원을 웃돌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에서 3번째로 빠른 인구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는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고 제약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중의 가파른 증가다. 2010년 한국 GDP 대비 의료비 비중은 7.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9.5%를 2.4%포인트 밑돌았다. 그러나 2005년 대비 2010년 한국 국민 1인당 의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9.5%로, OECD 국가 평균 증가율인 5.0%를 4.5%포인트 웃돌았다. OECD 34개국 중 슬로바키아 13.0%, 폴란드 10.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셋째, 외국인 환자의 한국 의료 관광 증가다. 2009년 의료법 개정 이후 외국인 환자 유치 행위가 합법화됐고,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내년에는 외국인 환자가 20만명, 진료수익이 3780억원, 관광수익이 5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다. 올해 상반기에는 건강보험 당기수지(재정수입-재정지출)가 2조6000억원으로 2001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나타낼 전망이어서 추가 약가 인하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내년에는 제약업종의 실적모멘텀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형 신약 도입과 원료의약품 수출 호조 등에 따른 대형 제약사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바이오업종도 실적모멘텀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업종은 제약회사나 대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고 정부의 지원도 꾸준하다. 이에 따른 연구·개발(R&D) 투자나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내년부터는 이 연구·개발의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제약업종 중 가장 눈여겨볼 회사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킴벌리의 중국 사업 확대, 유한화학의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 등이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약품 역시 중국 법인인 베이징한미의 성장과 한미정밀화학의 턴어라운드, 하반기 아모잘탄 수출 본격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바이오 업종 중에서는 씨젠과 메디톡스를 주목할 만하다. 씨젠은 내년 대형 공급계약 체결로, 메디톡스는 차세대 메디톡신 기술 수출로 고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brian.lee@wooriw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