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달성의 주역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10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빌딩에서 한국무역협회·지식경제부·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2012년 한국을 빛낸 올해의 무역인상’ 및 ‘51회 이달의 무역인상’ 시상식장은 이날 오전 11시7분에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수출기업 전체의 축하 연회장이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시상식에서 30여명의 중소 수출기업 경영인들에게 “오늘(10일)로 한국이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해 무역 8강에 들게 됐다”며 “이 같은 성과는 모두 여러분 같은 무역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석 지식경제부 차관도 “올해 대기업 수출물량은 2~3% 줄어들었지만 여러분과 같은 중소기업들이 발로 뛰어 중소기업 수출은 3% 이상 늘었다”면서 “무역 2조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중소기업 무역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영예의 ‘한국을 빛낸 올해의 무역인상’은 데이터복구업체인 명정보기술의 이명재 사장에게 돌아갔다. 1991년 설립, 1993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데이터 복구사업을 시작한 명정보기술은 천안함 사건과 링스헬기 추락 사건 등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의 데이터를 복구하면서 명성을 쌓아갔다. 이 회사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중요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30만건에 이르는 데이터복구 실적을 기반으로 국내외 정부기관과 기업에 관련 기술을 팔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기술 수출액은 2442만달러. 지난해보다 5배 이상(535.6%) 늘었다. 이 사장은 “미궁에 빠질 뻔한 천안함 사건의 실마를 잡아낸 게 알려지면서 수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제51회 이달의 무역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사장은 한국의 정보보호와 보안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삼성 LG 등 대기업은 물론 일본과 미국 기업에도 기술을 전파하는 등 ‘기술 강소기업’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 사장은 “미국 최대 저장장치업체인 시게이트로부터 ‘데이터복구 업무 전체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수출 1억달러 달성을 위해 힘차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선 가발원사 생산업체인 우노앤컴퍼니의 김종천 사장과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인터로조의 노시철 사장이 ‘제54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수상했다.

우노앤컴퍼니는 1999년 설립된 가발원사 생산업체로, 일본업체들이 지난 30여년간 독점해오던 폴리염화비닐(PVC), 난연합성수지(PET) 가발사 시장에 진입해 지난해 10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출성과(973만달러)를 이뤄냈다. 이 회사는 최근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166.4% 늘어난 2592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콘택트렌즈 상장업체 인터로조는 자체 브랜드 ‘클라렌’을 미국 등 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82%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9.7% 증가한 1947만달러를 기록했다.

김희경/박수진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