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MIP(몽골 인도네시아 필리핀)’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대신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경영에서는 여러 사업 분야를 영위하는 복합 기업이 30년 만에 다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5일 한국에서 한국경제신문이 독점 발간하는 ‘2013 세계경제 대전망’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몽골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8.1%로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몽골 최대 구리광산 오유골토이가 채굴을 시작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치가 몽골 GDP의 3분의 1에 달하는 오유골토이 광산을 비롯해 석탄, 은, 우라늄 등 자원 개발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세계에서 16번째로 GDP 1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점치고, 필리핀도 풍부한 외환보유액에 힘입어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서 복합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 인도 타타그룹 등 신흥시장의 복합 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주요 글로벌 기업의 현금 보유액도 늘고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핵심 사업과는 거리가 먼 벤처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 이후 낮아지고 있는 세계 경제 성장률은 내년에 반등,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내년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악화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총선 리스크에 더해 프랑스 경제까지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내년 159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갚아야 하는 스페인도 위험 요소다.

그동안 신흥국 경제를 이끌어온 브라질과 인도는 내년 각각 4%, 6.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보다는 조금 낫지만 잠재력을 감안하면 충분치 않은 성장률이라는 평가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다소 낙관적인 3.7%로 예상했다. “대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지는 대선 이후 줄겠지만 친기업 정책은 지속할 것”이라며 “수출 주도 정책과 국내 소비를 기반으로 2012년의 침체에서 벗어나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