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제1 인사 법칙은 ‘신상필벌’이다. ‘실적이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이 원칙을 2013년 임원 인사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했다. 올해 최고의 실적을 일궈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에선 승진자가 대거 탄생한 데 비해 금융 건설 화학 중공업 계열사는 다소 소외됐다.

7일 발표된 삼성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485명 중 삼성전자 소속은 240명이다. 전체 승진자가 소폭 줄어든 가운데 삼성전자에선 지난해(222명)보다 18명의 승진자가 더 나왔다. 지난 4월 분사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6명이 승진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 승진자의 54.8%(266명)가 전자 소속인 셈이다.

이른바 ‘삼성 후자’로 불리는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아픔을 맛봤다. 실적 부진이 직접적 요인이다. 금융 부문을 대표하는 삼성생명은 지난해 20명이 승진했으나 올해는 13명에 그쳤다. 삼성화재에서만 지난해와 같은 10명이 승진했을 뿐 5개 금융 계열사에서 지난해보다 승진자가 15명 줄었다.

올해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화학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에선 지난해 38명에서 올해 31명으로, 삼성중공업에선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16명으로 승진자가 줄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