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7일 오후4시3분
[부동산 국제 콘퍼런스] "유럽 부동산에 투자…고수익 기회 쏟아진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저금리시대를 맞아 유럽과 미국 호주 등지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삼일회계법인, 유럽상공회의소(ECCK)가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12 기관투자가 부동산 국제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위기가 주춤하고 있지만 매력적인 가격의 매물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동산 실물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채권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려볼 만한 시점”이라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유럽 부동산, 두 자릿수 수익률 기회

[부동산 국제 콘퍼런스] "유럽 부동산에 투자…고수익 기회 쏟아진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제임스 멜러스 이사는 “유럽 부동산시장이 채권금리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에 고수익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는 부동산 메자닌 채권(선순위 채권보다 변제순위는 낮지만 수익률은 높은 부동산대출 관련 금융상품)을 꼽았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지 않은 만큼 자본 투자보다는 고수익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따른 대출채권 매각으로 공급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멜러스 이사는 “비교적 안전하게 연 8~12% 수익을 내는 훌륭한 대안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부동산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사모부동산투자 전문회사인 하인즈의 조슈아 스코빌 이사는 “유럽에서 국내총생산(GDP)이 1% 하락하는 위기를 겪을 때마다 부동산 가격은 평균 15% 정도 떨어지는데, 결과적으로는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했다”며 “지금은 역사적으로 좋은 투자 시점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호주시장도 매력적

기관투자가들은 미국과 호주 부동산시장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하인즈의 라스 휴버 이사는 “미국 일부 지역 부동산은 이미 과열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연 3% 수준의 임대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채권 금리와 투자위험을 감안하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부동산시장은 원자재 수출에 기반한 경제안정 덕분에 장기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존스랑라살에 따르면 호주 부동산펀드의 배당수익률은 지난 수년간 연평균 7.5%, 내부수익률은 연평균 9.1%를 나타냈다. 호주 부동산 투자업체인 GPT그룹의 해미시 로스 사모투자부문 대표는 “호주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차입금을 끌어와 투자할 경우 연 10~11% 수익도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 부동산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휴버 이사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부동산시장이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어 투자 적기로 판단된다”며 “2년 후에 투자하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은 아직까지 ‘위험’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아직까지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책 위험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윤표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은 “절대적인 수익률 수치만 따지면 이머징마켓 부동산이 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과 GDP 증가율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수익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아직 기회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적극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 요소로는 조세 문제, 긴 투자기간에 따른 위험 등이 꼽혔다. 허석영 한화생명 투자운용팀장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처럼 매입한 부동산이 계속해서 핵심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데 관련 위험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태호/김태호/윤아영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