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오너 경영 체제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의 권한을 축소하고 위원회 중심으로 경영 구도를 재편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개 위원회 중 하나인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그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다.

SK는 26일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최 회장과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사외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CEO 세미나를 열고 새로운 운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따로 또 같이 3.0’에 따르면 계열사들은 앞으로 지주회사 SK(주)와의 협의 대신 소속 위원회와 내부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자적 의사결정을 내린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1차 CEO 세미나에서 이 같은 방향을 설정했고 지난주 각사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받았다. 이날 구체적 실행안인 ‘상호 협력방안 실행을 위한 협약서’를 채택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6개 위원회는 최 회장이 이끌 글로벌성장위원회와 전략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이다. 지주회사의 가장 막강한 권한으로 꼽히는 계열사 CEO와 임원 인사권은 위원회로 넘어간다. CEO 인사 평가는 각 계열사가 속한 인재육성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각사 이사회가 최종 확정한다.

SK 관계자는 “그룹 단위의 운영은 계열사 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각 위원회가 전담한다”며 “한 계열사가 2~3개 위원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신배 부회장(커뮤니케이션위원장), 정만원 부회장(인재육성위원장), 김창근 부회장(동반성장위원장) 등이 일단 위원장을 맡았으나 연말 인사에 앞서 일부 교체 가능성이 남아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