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지금이 적기…취득세도 50% 감면…오피스텔, 단기공급 과잉…수익률 떨어질수도
지난 9·10 부동산 대책에 따른 취득세와 미분양아파트 양도소득세 감면으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와 일부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등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희망의 불씨가 싹트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2003년 이후 최고로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내집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나 투자자는 좀처럼 거래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결국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움직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전세가격 상승세 한풀 꺾여

700여만명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주택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2차 베이비붐 세대와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주택수요를 지탱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시장은 수도권 침체, 지방 강세, 수익형 부동산 인기 지속으로 표현할 수 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작년에 이어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침체가 지속됐고 전세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반면 지방은 작년에 이어 매매가와 전세가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상승폭은 작년보다 크게 둔화됐다. 작년에 상승세를 이끌던 부산과 대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떨어졌고 서울은 3.9% 하락했다. 전세가격은 전국 3.7%, 서울 1.8% 상승했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상가 건물 등 수익형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됐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5% 이상의 임대수익을 얻어 노후를 준비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올해 14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전체 주택 공급물량의 22%다. 1~2인 가구의 증가, 가구원수 감소, 아파트 평면의 진화, 실수요 중심의 주택 구입증가에 따라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중소형 아파트는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도 청약성적이 양호하고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13년 부동산시장 ‘긍정적’

내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고 단정짓기 어렵지만 올해보다는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 지금의 부동산 침체는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외 경제불황의 탓이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와 가구수는 203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에 따라 금리도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긍정적이다.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2012년 10월 기준 전국 62.6%, 서울 54%로 2003년 고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수요 중심으로 임차에서 주택 구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세계 경제인데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이 가시화되고 미국에서 양적완화 효과가 나타나는 등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된다면 국내 경제 회복에 따라 주택시장도 조금씩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다소 증가하지만 수도권은 20% 감소하고 지방은 40% 증가해 수급여건상 지방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상가, 건물, 소형아파트 등 수익형부동산은 작년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월세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의 증가로 그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단기 공급 증가에 따라 인기는 한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은 내년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폐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부활하게 된다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수요가 많은 전원주택지 중심으로 거래도 늘고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 고려해야

상담을 하다보면 아파트 보유·처분 여부 및 향후 부동산 시장전망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다. 상가나 건물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보유건물의 가치향상 방안을 물어보는 경우도 증가세다. 하지만 최고 히트 상품인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인기는 상반기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듯하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선 똘똘한 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구성에서 집이 부동산 자산의 95%를 차지해 자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주택자라면 고점 대비 가격이 많이 하락하고 매수자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지금이 매수시기라고 할 수 있다. 얼마 남진 않았지만 연말까지 등기를 하면 취득세가 50% 감면되기 때문에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 연내에 구입하는 게 좋다.

현재 자금 여력이 없고 주택청약통장이 있다면 신규분양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주택청약통장이 없다면 미분양이나 미계약 아파트를 알아봐도 된다.

일반적으로 신규분양아파트는 분양가액의 10% 또는 5%의 계약금만 있으면 매입이 가능하다. 계약 2~3년 후 잔금을 치르게 되므로 입주시점까지 시간을 벌 수 있고 당장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잔금지급이 여의치 않거나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잔금 시점에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 해결할 수도 있다.

내집마련시 부동산시장 트렌드를 살펴봐야 한다. 지하철에서 도보 7분 이내의 역세권이 좋고, 대형보다는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이 안정적이다. 산, 공원, 하천을 조망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물론 학교나 할인점, 병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유해시설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거환경보다는 매각차익을 중요시한다면 재개발, 재건축을 추천한다.

재개발, 재건축은 향후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데 조합원은 일반분양보다 저렴하게 로열층 아파트를 받을 수 있어 전형적인 가치투자처이다. 현재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추가분담금을 고려하더라도 5~10년 후 입주시점의 시세를 고려하면 투자 가치가 충분히 있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재개발, 재건축이 예정되는 지역을 저렴하게 매입하여 미리 선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수익형부동산으로 노후 대비

자녀가 성장하면서 큰 집이 필요하거나 그동안 집값 상승에서 소외돼온 유주택자라면 갈아타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대형아파트 가격하락폭이 커지면서 갈아타기 비용이 많이 절감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생을 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교육환경이 중요할 수 있다.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나 판교, 동탄 등 2기 신도시, 전통적 학군 인기지역인 대치동, 상계동, 중계동, 목동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교육여건은 주택가격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은 전망이 밝은 편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출퇴근이 용이한 지하철을 도보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단지를 고르는 게 좋다. 업무단지나 대형공원, 지하철이 개통되는 지역은 향후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좋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상가를 구입해 노후를 대비해 보자. 앞으로 우리나라도 저성장시대에 도래하게 되면 5% 이상 임대수익이 나오는 임대형부동산은 노후 대비로 훌륭한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용 60㎡(24평형) 이하 소형아파트는 월세로 임대를 놓다가 자녀가 결혼하면 신혼집으로 이용한다거나 증여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가는 부침이 심하고 경쟁상권이 생기면 급속하게 상권이 쇠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파트, 호텔, 사무실, 할인점, 영화관, 백화점 등이 복합적으로 개발되어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몰링개념의 상가는 추천할 만하다.

내집 마련 지금이 적기…취득세도 50% 감면…오피스텔, 단기공급 과잉…수익률 떨어질수도
오피스텔은 1~2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월세시장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망은 밝지만 단기공급 과잉에 따라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라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 하우스푸어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출이 많아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택은 부동산 시장 회복기에 매각을 고려해보자. 향후 부동산 가격은 과거처럼 큰폭으로 상승하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이자를 내면서 굳이 주택을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입지가 좋고 월세수요가 많은 소형평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 limkong@kbst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