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시장 선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장 선도 성과로 임원을 평가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시장 선도를 내년 사업의 핵심 과제로 정했다.

구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세미나에 참석, “내년 사업계획에는 시장 선도 지향점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말 임원세미나에서 ‘탁월한 상품으로 시장을 선도해달라’고 한 것처럼 임원들이 무엇보다 차별화된 고객가치로 시장 선도 상품을 만드는 것을 책임지고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세미나에서 언급한 대로 고객가치에 몰입하는 LG만의 일하는 문화와 시장 선도 기업에 어울리는 보상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철저하게 시장 선도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각오는 단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이달 말부터 열리는 ‘업적보고회’에서도 시장 선도의 지향점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이 이달 말부터 계열사별로 돌아가며 최고경영자(CEO)들과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업적보고회에서 향후 시장 선도 방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얘기다.

올해 업적보고회는 오는 31일 LG이노텍과 LG실트론 등 전자부품 계열사를 시작으로 다음달 하순까지 진행된다.

업적보고회 때마다 대미를 장식하던 전자 관련 계열사들이 이번엔 앞쪽 순서에 배정된 것을 두고 구 회장이 “전자 부문을 최우선 관심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가 현재 1등에 가장 근접해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디스플레이에서 선도적 사업자로 먼저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 회장이 시장 선도를 전면에 내세우기 전만 해도 업적보고회 1번 타자는 LG생활건강이나 LG상사 몫이었다.

LG는 1989년부터 매년 6월과 11월 구 회장이 주재하는 전략회의인 ‘컨센서스 미팅(CM)’을 열어왔다. 2009년부터 상반기엔 전략보고회, 하반기엔 업적보고회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LG 계열사들은 업적보고회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말까지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