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요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가운데에는 정작 ETF가 어떤 상품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인덱스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흐름에 수익률이 연동돼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장 평균 수익을 좇아가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시장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면 시장 평균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투자대상

ETF의 투자대상은 주식, 채권은 물론 원자재, 통화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 종목 수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130개다. 상장된 ETF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국내주식형, 해외지수, 채권, 파생상품형, 원자재(상품), 통화 등으로 분류된다.

ETF 도입 초반에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시장대표지수 ETF가 주류를 이뤘지만 △홍콩H주, 일본, 나스닥 등 해외지수ETF △삼성그룹주, 5대그룹주 등 테마ETF △국고채ETF 등 다양한 상품이 잇따라 등장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주식, 채권 외에도 금, 원유, 콩, 구리 등 다양한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둔 ETF도 있다. 골드선물ETF의 경우 미국상품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금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추적해 수익률로 반영된다. 개인들이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주식, 채권, 금 등으로 투자대상을 다변화한 혼합형ETF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Star5대그룹주장기채플러스ETF’는 5대 그룹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며, 삼성자산운용도 주식과 금에 일정 부분 나눠 투자하는 혼합형ETF를 최근 선보였다.

○시장 대표·레버리지·인버스ETF 인기

ETF 상품 유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상장 종목 수도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는 시장 대표지수나 레버리지, 인버스ETF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파생상품형에 속하는 레버리지ETF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상품별로 수익구조는 제각각이지만, 통상 지수가 1% 상승할 때 1.5~2배 정도 수익을 더 낸다.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하락할 때에는 손실률도 커질 수 있다. 레버리지ETF의 수익률은 하루 단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한 달, 1년 등의 기간 수익률과 일치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반면 인버스ETF는 지수 수익률과 반대방향으로 수익률이 형성된다. 하루 동안 지수가 1% 하락하면 ETF가격이 1% 상승한다.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지난해 8월 이후 급락장을 겪으면서 자산 규모도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기에 ETF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증시가 장기적 상승추세에 놓인다면 손실폭은 그만큼 커질 수 있다.개인들 사이에 채권투자 열풍이 불면서 채권ETF도 최근 거래량이 급증했다. 거래단위가 크고, 개인투자자들의 매매가 불편했던 채권을 ETF로 설계,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간접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금리변동에 따른 이익에 채권이자소득이 더해져 수익률이 결정된다.

○저렴한 보수가 장점

ETF는 상품별로 수익구조가 제각각이지만, 시장 평균치인 특정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ETF에 1주만 투자하더라도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경기 둔화 등에 따라 갈수록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ETF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상품으로 부각됐다.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거래가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증권거래 계좌만 있으면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언제든지 자유롭게 실시간으로 ETF를 사고팔 수 있다. 낮은 보수율도 ETF 투자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일반주식형펀드의 보수 수준은 순자산의 2.0% 전후, 인덱스펀드도 1.5% 내외이지만 ETF는 종목별로 0.15~0.79%로 저렴하다. 또 ETF를 매도할 때 거래세 0.3%도 면제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